안녕하세요. 블로그 꼴찌닷컴의 생각하는 꼴찌입니다.

 

스프링 장난감 슬링키(slinky)를 아시나요? 제 나이 또래라면 어렸을 적 이 슬링키 장난감을 양손으로 이리저리 옮겨가며 놀던 기억이 있을 텐데요. 이 슬링키 장난감의 절대 백미는 탄력을 받아 저절로 계단을 내려가는 모습이겠죠. 딸 녀석이 이 슬링키를 가지고 노는 법을 잘 모르길래 몇 가지 알려줬더니 재밌어하더군요. 그런데, 슬링키 때문에 작은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오늘은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 중 잠시 생각하게 하는 사건에 대한 기록, 

생각하는 꼴찌의 짧은 생각 <슬링키 스프링 장난감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입니다. 

 

   

 

 

 

 

 

토요일 오전이면 아이가 바둑을 배우기 위해 다니는 초등학교로 향한다. 지난 토요일(2012.05.12), 바둑부 부모 공개수업이 있어서 아이와 동행했다. 그런데 이 녀석이 슬링키에 아주 푹 빠져서 바둑 학습하는데도 이 장난감을 가져가는 것이 아닌가

 

 

 

 

 

다행히 수업시간에는 장난감에 관심 뚝! 바둑에만 집중력을 발휘했다. 이날 수업내용은 '축'이었다. 스치는 옛 생각, 내가 딸 나이일 때 아버지께 바둑을 배웠던 기억이 난다. 한 알을 살리려고 계속 돌파구를 찾아 돌을 이어가는데 결국 벽에 닿게 되어 그 많은 돌을 다 빼앗겼던 기억.

 

'축' 은 필요 이상의 집착을 버리라는 가르침일는지도 모른다는 짧은 생각 

 

 

 

 

 

스프링 장난감 슬링키가 손가방에 얽혀

 

공개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는 길에 딸 녀석이 짜증 섞인 말투로 혼자 중얼거리더니 울음을 터뜨리기 직전이었다.

 

"아... 이거 왜 이렇게 된거야... 아빠! 이게 이상하게 됐어..."

 

 

 

 

 

내가 봐도 어떻게 이렇게 됐는지 궁금할 정도로 가방끈과 스프링 장난감이 묘하게 꼬여 있었다. 내게 주어진 딸의 가방끈과 스프링 장난감 슬링키와의 엮임은 공식이 없는 문제 같았다. 사실, 실이나 끈이 묶여 있는 매듭을 잘 풀지 못한다. 시도하다가 짜증을 내고 포기한 적도 수차례. 하지만 딸이 건넨 수수께끼와 같은 문제를 마냥 포기할 수는 없었다.  

 

 

 

 

 

"아빠! 그냥 가방끈을 끊어 버리자! "

"안돼!"

"그럼 스프링을 끊어 버리자!"

"안돼@.@!"

 

 

가위로 쉽게 자르자는 아이, 슬링키 늘여서 차근차근 풀어내

 

풀려고 하면 더 엉키는 것 같았다. 쩔쩔매는 내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아니면 답답하고 짜증이 난 건지 딸 녀석은 가방끈을 가위로 자르면 되니까 그만하라는 것이 아닌가? 끊어도 되는 매듭이었다면 그 얽힘을 과감히 잘라내면 그만이다.

 

하지만 평소에 사용할 만한 가치가 있는 가방과 아이의 장난감 둘 중 하나를 도구를 사용해 인위적으로 잘라내는 해결책은 내키지 않는 방법이었다. 

 

"어떻게 꼬이게 됐는지 시작점을 찾으면 다시 풀 수 있지 않을까?" 

 

녀석은 듣는 둥 마는 둥 했다. 우선, 스프링 장난감 슬링키를 쭈욱 늘렸다. 촘촘할 때는 보이지 않던 해결책이 늘리고 난 후 차근차근 들여다봤더니 그 꼬임의 시작을 알 수 있겠더라. 슬링키를 시계 반대 방향으로도 돌려 보고 시계방향으로도 돌려 보다가 결국 가방끈과 슬링키와의 꼬임을 풀 수 있었다. 

 

풀기 싫던 수학문제를 차근차근 공식대로 풀어 정답을 맞혔을 때 기분이 이런 걸까, 내심 뿌듯했다.

그런데 딸 녀석은 아무런 감응 없이 제 갈 길을 간다. 

 

 

 

  

 

쿨하다 녀석! ㅠ.ㅠ

 

워낙 딸 바보 증세가 중증인지라 괜한 생각과 상념일 수도 있지만 걱정이 앞섰다. 딸 녀석이 어떤 문제에 처했을 때 쉽게 포기하거나 쉬운 방편만을 찾으려고 하는 건 아닌지. 조금 더디더라도 문제를 파악하고 합리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한데 그것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그날 저녁,

 

아내에게 오전에 있었던 가방끈과 스프링 장난감 슬링키, 그리고 부녀 사이에 얽히고설킨 에피소드를 건넸다. 

 

"애 성격이 좀 문제 있는 거 아니야? 가방끈을 가위로 끊으면 된다잖아...그리고 쪼만한게 벌써 뭐 안 풀린다고 어디서 짜증이야? 짜증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던 아내의 한 마디 

 

"연애할 때 오빠가 그랬거든... 뭐 안 풀리면 화내고 짜증내고"

 

왜 이러는 걸까요? 조용히 일상에서 벌어진 문제를 가지고 짧은 생각을 하려는 저에게 왜 아내는 쓸데없는 생각을 한다는 이 불편한 진실.

 

<생각하는 꼴찌의 짧은 생각> 다음 주에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