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블로그 꼴찌닷컴의 생각하는 꼴찌입니다.
영화 <은교>를 지난 화요일 조조로 감상했습니다. 영화 <은교>에 대해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영화 <은교>는 꼴찌에게 몇 가지 키워드와 수수께끼를 안겨줬습니다. 개인적인 감상이라 독백형식으로 정리합니다.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 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충동적으로 조조를 감상하기로 했다. 영화 <은교> 와 <건축학개론> 사이에서 고민하다 상영시간이 몇 분 남지 않은 영화 <은교>를 택했다. 아주 짧게 정리하자면 일흔 살의 늙은 시인이 열 일곱 소녀를 만나게 되면서 가슴이 꿈틀(?)거린다. 그 꿈틀거림은 작품으로 표출된다. 시인의 문하생은 스승의 그능에서 벗어나 출세에 눈이 멀어 사고를 치는데...
꼴찌만의 영화 속 키워드 몇 가지
영화 <은교>를 혼자서 감상하고 난 후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숙제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의 프롤로그에서 카메라는 숲 속 시인의 집을 보여주며 숲과 집을 잇는 사다리를 비춘다. 첫 번째 키워드는 사다리였다. 사다리의 의미가 뭘까? 궁금했다.
영화 <은교>의 원작, 소설 <은교>의 박범신 작가는 여주인공 이름이 한자로 은교(恩橋)라 했다. 은혜로운 은(恩)에 다리 교(橋). 은혜로운 다리.
영화 속 사다리를 카메라가 왜 보여주고 있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늙음과 청춘을 잇는 다리?
영화에서 몽환적인 시퀀스가 있는데 시인 이적요가 은교에 대한 상상을 글로 쓰는 장면이다. 노인 분장으로 분한 배우 박해일이 젊은 모습으로 비춰지는 시퀀스.
▲<해피엔드>를 연출한 감독 정지우 , 배우 박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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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적인 상상 시퀀스가 나오기 전까지 영화를 감상하는 내내 시인 역이 왜 박해일일까? 굳이 특수분장까지 하면서 박해일이 연기를 한 이유가 뭘까? 시인 역에 배우 안성기 나 배우 김갑수 가 연기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생각하다가 결국 이 씬을 보면서 감정이입을 할 수 있었다.
이 시퀀스에서 젊은 시인 이적요는 은교의 티셔츠 속으로 머리를 파묻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 때문에 영상 자료원에서 1995년 김유진 감독의 영화<금홍아! 금홍아!>를 찾아 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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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오마주라 생각했다. 영화 <은교>에서는 입으로 표현했고, 영화 <금홍아! 금홍아!>에서는 레몬으로 표현했을 뿐, 의미는 같았고, 영화 속 이적요가 늙은 시인이었고, 이상 또한 불운의 천재 시인, 그래서 묘한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금홍아! 금홍아! 를 다 보고나서 생각하니
별 관련 없었다. ㅠ.ㅠ
청초하고 신선한 마스크 은교 역의 김고은
<너에게 나를 보낸다>의 정선경과 닮았다. 이목구비가 뚜렷하거나 섹시하거나 선이 굵은 얼굴이 아니다. 그런데 매력있다. 적절한 냉장에 잘 보관된 신선한 우유같다. 아마도 앞으론 다양한 맛의 청량음료로 사람들 속을 쓸어 내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 <은교>를 읽고 싶게 만든 영화 <은교>
이미지 출처 : 교보문고 (북TV 실시간 라이브 쇼 캡쳐 장면)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 되었으며, 저작권은 교보문고에 있음을 밝힙니다.
영화에 대한 반응이 대립적이라는 말을 들었다. 트위터에 남겨진 박범신 작가의 글을 확인하려다가 우연히 교보문고에서 라이브로 진행중인 박범신 작가 토크쇼를 시청하게 됐다. 한글 창을 띄우고 대략적인 내용을 타이핑 했다.
박범신 작가는 영화 자체에 후한 점수를 주지만, 원작자이기 때문에 불만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개인적으로는 라스트 씬에서 원씬 원컷으로 촬영한 은교(김고은)와 이적요(박해일)의 만남, 그리고 늙은 시인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박범신 작가는 농담 섞인 어투로 박해일의 분장이 더 늙었어야 했다고 한다. 죽음을 앞둔 늙은 시인의 얼굴이 덜 늙어 보여 안타까웠다고 했다.
영화 <은교>를 보고 몇 몇 관객이 늙은 노인의 욕망에만 포커스를 맞춰 비난이 있었던 것 같다. 박범신 작가는 영화를 보고 단적으로 판단하지 말고 종이책을 읽고 난 후 평가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은교는 작가에게 살풀이 굿과도 같다
박범신 작가가 말하는 '은교'는 초월적 가치이며 영원한 처녀성, 불멸의 가치라고 표현했다. 늙은 시인 이적요가 그리는 불멸, 그 불멸의 가치에 대한 욕망과 갈망이 은교로 대변되고 투영됐다고 표현했다. 단지 늙은 노인과 소녀와의 관계에만 포커스로 맞춰 소설이나 영화를 읽는다면 위험하다며 '은교'는 작가에게 살풀이 굿과도 같다고 전했다. 작가 자신의 맘속에 들어있는 절대적인 갈망을 대변한 이야기, 늙은 작가의 소중한 꿈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석해서 읽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글을 마치며...
영화를 감상하고 나오면서 트위터에 짧은 글을 남겼다.
'영화는 보는 것이 아니라 읽는 것이다' 라고 느끼게 한 영화. 글이 영상과 만났을 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 영화.
아마도 소설 <은교>를 읽게 될 것 같다.
논란이 쉽게 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전라연기. 리얼리즘을 중요시하는 개인적인 성향으로는 불편하지 않게 감상했지만, 열 일곱 나이의 은교와 진한 몸의 대화를 나눈 문하생을 범죄자로 볼 것인지, 합의하에 나눈 사랑의 몸짓으로 볼 것인지는 관객의 몫.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