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도 도장에서 외발자전거를 타 본 경험이 있는 딸이 말하길, 

외발자전거는 인내심이란다. 


벽을 잡고 연습을 하다가 중심을 잡는 순간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넘어지면 참고 일어나 다시 연습하고 또다시 넘어지고, 

수 백 번을 참아야 외발자전거를 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인내심으로 참고 또 참는 과정을 거쳐 안장에 앉아 페달을 밟더라도  

잠깐 방심하는 순간에는 외발자전거에서 넘어지기 쉽다는 것이다. 


대회 현장을 촬영하면서 보고 느낀 건 딸의 말 그대로였다. 


아이들은 양팔을 벌려 중심을 잡기도 했고, 

도중에 넘어져도 아픈 내색 없이 일어섰다. 

아이들의 긴장과 고도의 집중이 뷰파인더 안에서 느껴질 정도였다. 


어릴 때부터 외발자전거를 연습하면 

딸의 말처럼 인내심과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딸은 외발자전거를 타기 싫단다. 역시 꼴찌 딸이다.   


외발자전거를 타는 아이들을 보면서 스친 짧은 생각이 있었다. 

대회 규칙인지는 모르겠다. 

외발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진 학생들은 그 자리에서 라인 밖으로 나가야 했다. 

의아했다. 왜 완주를 하지 못하게 하는 걸까? 


아마도 넘어지면 자전거를 다시 타는 과정에서 뒤에 오는 참가자들과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고, 

더 큰 사고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외발자전거대회를 참관하면서 스친 짧은 생각은 이렇다. 

어쩌면 꼴찌닷컴의 슬로건과도 같다. 

느린 것은 창피한 일이다. 포기하는 것이 창피한 일이다. 


느려도 괜찮다. 

속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방향이 중요한 것이다. 

끝까지 안전하게 완주하는 것, 


그런 면에서 다음 대회 때는 넘어져도 아이들이 끝까지 완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으면 좋겠다. 


외발자전거를 타고 속도를 내는 것은 의미가 없다. 

외발자전거에서 떨어지지 않는 것이 의미가 있다. 

외발자전거를 타고 조금 느려도 괜찮다. 

자신의 라인에서 방향을 지키고 결승선까지 달리는 것. 


나는 외발자전거를 타지 않지만, 

외발자전거의 길을 걷고 있다. 






글/사진/영상 생각하는 꼴찌 : kkolzzi7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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