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의 꼴찌닷컴 4번 째 글입니다. 


오늘은 조촐한 상영회에 관한 공지글입니다. 

소개글 이하는 독백형식의 산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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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네 작업실에서 열리는 조촐한 상영회 


일곱살 때의 일로 기억한다.

5평 남짓한 골목식품에 영화 포스터를 붙이는 댓가로 받은 초대권 2장.


할아버지 손을 잡고 처음 들어 선 컴컴한 영화관. 

흑백 TV와는 달리 스크린에서 비친 사람의 얼굴은 마치 마술 같았다. 

양쪽 귀를 자극하는 사운드. 


어린 시절의 경험과 막연한 꿈은 사진에 취미를 갖게 만들고, 영상디자인을 전공하게 했으며, 군대에서 휴가 나올 때마다 씨네 21을 구입하게 만들었다.    




 


2013년 여름, 운 좋게도 내가 만든 다큐멘터리를 내가 자란 곳에서 상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출품한 단편 다큐멘터리가 초청작으로 선정되었던 것이다. 


영화제에서 상영하고 나면, 배급도 되고 막 그러는 건 줄 알았다.

하지만, 




단편 다큐멘터리 <바람의 자유>는 영화제에서 2회 상영된 후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다.

내용이나 기술적인 면에서 미흡하다는 걸 알기에 배급에 관심을 갖지 않는 사람들을 원망하지 않는다.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면, 

스스로 기회를 만들면 되는 것이니까. 



 


아주 오래전부터 내가 작업한 영상을 상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내게는 충분한 돈이 없다. 돈이 없다고 마음이 움직이고 내키는 일을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대륙의 실수라는 8만원 대의 샤오미 빔프로젝트를 주문했다. 흰 벽면을 스크린으로 삼고 영사를 했는데, 작업실 구조가 영화를 감상하기에는 맘에 들지 않았다. 게다가 며칠 전 오랜만에 만난 선배가 


"분명, 2층인데 반지하 느낌이 나... ㅎㅎㅎ" 


라며, 약을 올린 게 생각나 봄맞이 대청소 겸 작업실 구조를 바꾸기로 했다. 



 

혼자서 땀을 삐질삐질 흘려가며 6시간에 걸쳐 컴퓨터와 책상을 옮기고 소파를 옮겼다. 결국, 오래전부터 꿈꾸던 홈시어터 공간을 만들었다. 그리고, 조촐한 상영회를 준비한다. 




꼴찌는 별명처럼 느리고 더디다. 

하지만, 마음 먹은 건 포기하지 않고 만들어 나간다. 


조촐한 상영회는 꼴찌의 다음 작품 제작비 후원을 위한 상영회다. 찾아주는 지인들에게 신세 좀 지고 내가 가지고 있는 재능과 방식으로 보답하고자 한다. 그러니까 이것도 스스로 하는 크라우드 펀딩인 셈이다. 


느린 것은 창피한 일이 아니다. 

포기하는 것이 창피한 일이다. 






조촐한 상영회 53초 SPOT 영상




3월 30일. 꼴찌네 작업실에서 조촐한 상영회가 열립니다. 

상영회 후기도 꼴찌닷컴에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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