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일지 #2. 시각장애인 소울 밴드를 알게 되다 _ 2013.03.21

 

막연하게 머릿속을 맴돌던 아이템을 더 미룰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무작정 시작한 내 멋대로 다큐멘터리! 촬영 2 일차에 또 귀한 분들을 알게 됐다. 요즘 네트워크에 대해 제대로 실감하는 듯 하다.

 

 

 

 

 

오후 5시 경에 바람종님을 따라 간 곳은 경기도 고양시 시각장애인 협회였다. 1년 전 기타를 가르치는 강사로 초빙됐다가 지금은 시각장애인 밴드의 기타 세션을 돕고 있다고 했다. 재능기부와 마찬가지다. 밴드를 구성하고 있는 멤버들은 시각 장애인이었다. 선천적인 분도 계셨고, 중도에 사고로 시력을 잃은 분들도 계셨다.

 

보이지 않는데 건반을 어떻게 칠까? 코드는 어떻게 잡을까? 드럼은 어떻게 칠까?

 

인간은 마음 먹으면 못하는 게 없는 존재인 것 같다. 4월 공연을 준비하며 연습 중인 소울 밴드. 연습실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었다. 협회 사무실 한 켠에 엠프를 설치하고 합주 연습을 했다. 실력이 제법이다. 촬영 내내 덩달아 발 박자를 맞추고, 마이크를 들고 노래를 부르고 싶을 정도로 흥겨웠다.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따라 다니다 보니 또 다른 사람을 알게 된다. 이것이 프로젝트 노아 백일 잔치에서 알게 된 정수현씨가 말한 콜라보 + 커넥트 였다. '뭉침' 과 '연결' 은 보이지 않는 에너지를 발생시키고 그 에너지는 삶의 열정을 낳게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여전히 집으로 돌아오는 발길은 무거웠다. 

 

싱어송라이터 바람종님은 자신의 창작곡이 아닌 대중가요를 연주하는 것이 흥겹지 않았다고 했다. 나는 다큐멘터리 제작비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막무가내로 시작한 촬영에 스스로의 불안과 가족에게 미안함이 동시에 겹쳐 불편했다. 

 

어쨋든 이젠 멈추면 지는거다. GO! 를 한글로 바꾸면 해!

일단 하자 ㅋㅋ 

 

소울 밴드가 연습하며 부른 노래 '내일을 향해' 가 귓가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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